⟪테세라(Tessera)⟫
기간 | 2024. 12. 6. (금) - 12. 13. (금), 휴관 없음, 13:00 - 19:00
기획 | 강다원, 강혜연, 김강리, 안수빈
장소 | 공간 파도(서울 마포구 고산 7길 23 1층)
참여작가 | 도정윤, 박지원, 송금희, 오승은, 이서원, 이세린, 이현지, 정우진, 황소영, 황정현
그래픽 디자인 | 김소이
촬영| 남형석
후원 |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엑스퍼트
‘테세라(Tessera)’는 “모자이크를 만드는 데 쓰이는 색깔 있는 작은 돌, 대리석, 유리 혹은 다른 물질의 작은 조각들”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우리는 크게 사상과 사조부터 작게는 재료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작업세계를 조망하는 틀이자 일종의 선입견으로 작동하는 거대한 낱말들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하나의 풍경으로 남는 인상이 아닌 개별 시각이미지의 편린을 실마리로 삼아, 작가의 고유한 시각언어를 탐구하고 이미지의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도정윤
도정윤은 인공물과 자연물, 추상과 구상, 물질과 비물질 등의 이분법적 개념에 주목하여 입체와 평면의 경계를 탐구한다. 꽃병은 실제 공간 속에서 환조의 성격으로 독립적인 ‘입체’라는 3차원의 물리적 특성을 가짐과 동시에 정지된 입체로서 관객의 시점에서 시시각각 그려지는 ‘정물화 속의 소재’가 되어 2차원의 대상으로 보여진다.
박지원
박지원은 통제와 중립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공간과 장소의 경계를 탐구하며, 이를 검정을 통해 시각화한다. 작가의 검정은 부재나 여백이 아닌 물질성을 지닌 도구로 작동하며, 공간의 가시성과 감각적 체험을 통제한다. 이번 작업에서는 특정 장소의 맥락을 제거하고, 검정을 통해 단편화된 공간성을 드러내며 통제의 중립적이고도 권력적인 성격을 시각적으로 탐구한다.
송금희
송금희는 풍경을 가리는 블라인드를 주된 소재로 삼아, 시각성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각성에 관한 질문의 시작점이 되었던 연작을 선보인다. 빛의 잔상과 눈꺼풀의 핏줄처럼 눈을 감았을 때 흐릿하게 나타나는 명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작가는 눈을 통하여 받아들이는 자극, 즉 빛에 집중하여 시각예술을 재고하고자 한다.
오승은
오승은은 편물과 단추의 형태를 주된 모티프로 삼아 일상과 기분을 기록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오뚝이처럼 좌우로 가볍게 흔들리지만 넘어지지 않은 형태를 만들고자 시도한 신작을 선보인다. 작품과 감상자가 맞닿으며 발생하는 동세(movement)를 통해, 거듭되는 하루를 살아가는 몸들에서 발생한 감정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이서원
이서원은 보고 싶지 않은 작품을 포장재로 감싸두었다가 나중에는 단순히 하얀 것으로만 여기게 되었던 경험에서 출발하여 인식론적 실험을 전개한다. 보는 것과 아는 것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지점에서 작가는 ‘어떤’ 사물을 ‘그’ 사물로서 대우하게 하는 요소는 무엇인지를 묻고, 하나의 작품이 다양한 배치 속에서 달리 인식되는 현상을 살펴본다.
이세린
이세린은 유생에서 가졌던 형태나 완전히 다른 성체로 변화하는 자연 생물의 ‘변태’를 작업의 주요한 소재로 삼는다. 생존을 위해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생물학적 습성은 나비가 ‘DNA’를 낳는 사례로 이어진다. 작가가 타일 제작 기법으로 만든 ‘돌’들은 나비의 각기 다른 DNA-알로 치환된다. 겉보기에는 생명력 없는 돌멩이가 실은 각기 다른 유전자를 보유한 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이세린의 작품들은 잠재적인 역동성과 성장이 숨겨져 있는 미지의 물체로 기능한다.
이현지
이현지는 자연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생명의 본질을 조형적으로 탐구하며 독창적 언어로 재구성한다. 비정형적이고 유기적인 형상들의 중첩과 변주는 자연을 하나의 고정된 풍경이 아닌, 상호작용하는 생명체 간의 에너지 교환과 생태적 질서로 전유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생명력의 본질을 직관적이면서도 세밀하게 드러낸다.
정우진
정우진은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본인 그리고 주변 삶을 도자 작업으로 구축한다. 작가는 계속해서 회전해야 하는 충동과 위태로운 현실에 주목하여, 여러 개의 팽이들을 제작하거나, 몰드를 제작하여 동일한 형태를 만드는 방식을 채택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정우진은 직장과 집을 오가는 본인의 최근 일상을 되돌아보고 존재가 스스로 유지하려는 관성을 의미하는 개념 ‘conatus’를 빌려, 육각형의 도예 작품들을 선보인다. 비슷한 모양의 형태를 빚어 가는 반복의 행위는 획일적 하루의 틈에 끼워져 있다.
황소영
황소영은 자연을 단순한 재현의 대상이 아닌, 내재된 질서와 생명력을 조형적으로 재구성하는 대상으로 다룬다. 반복을 배제한 색채의 사용은 자연의 고유성과 비가역성을 드러내며, 전통적 윤곽선 대신 비움과 여백을 통해 색의 순수성과 감각적 깊이를 강조한다. 특히, 식가도(植架圖) 연작은 자연을 책가도 형식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자연의 미학적인 면을 일상과 맞닿은 감상으로 전환하며,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황정현
황정현은 ‘생각’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는 방법론을 구축하여 머릿 속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을 회화로 소환한다. 본인의 내면과 세상이 만나는 지점에서 생각의 최초의 실마리를 발견하며, 이에 입체적인 성격의 등장인물들이 탄생하고, 회화 안에서 그들은 스스로 상황과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황정현은 화면 속 인물들을 읽어내는 독자이자, 이미지를 연출하는 감독이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자로서 그들을 뒤쫒는 방식으로 저마다의 사연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