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stly: Sticky Notes》




《Honestly: Sticky Notes》
기간 | 2024.11.15 – 11.30, 13:00 – 19:00
(매주 월요일 휴무, 11.30은 18:00에 종료)

장소| 안팎 스페이스 Annpaak Space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북아현로 96-1)
기획 | 강다원
참여작가 | 김지원, 이주연, 차미정, 황유윤
그래픽 디자인 | 황정아
촬영| 남형석
설치 | 청기와
후원 |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엑스퍼트

Honestly: Sticky Notes
Place | Annpaak Space(2F, 96-1, Bugahyeon-ro, Seodaemun-gu, Seoul, Republic of Korea)
Date and Hour | 2024.11.15 – 11.30, 13:00 – 19:00(Monday off)
Curator | Dawon Kang
Artist | Lee Jooyeon, Kim Jiwon, Hwang Yuyun, Cha Mee Jeong
Designer | Jung-Ah Hwang
Photographer | Nam Hyoungseok


사라질 기억을 조금이라도 오랫동안 간직하기 위해 우리는 메모지에 기록을 남겨 시선이 머물 자리에 붙여 둔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노란 종이들은 기억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제 역할이 끝나면 버려진다. 간단한 글로 적힌 오늘의 생각은 그렇게 내일을 위해 남아 있지만, 금세 떨어질 듯 일상의 사물 위에 위태롭게 붙어 있다.
 《Honestly: Sticky Notes》는 “솔직히···”라는 부사가 빈 자리를 맴돌고 있는 어느 대화에서부터 출발했다. 대화를 막 시작할 때, 입에 달라 붙은 이 말은 친밀감에 힘을 실어 주며 상대방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하는 듯 보이지만, 입버릇임을 깨닫는 순간 힘을 잃는다. “솔직히···”는 언제, 어떠한 말 앞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상황에서 이 말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말과 말 너머로 사라져 버린다. 이러한 일상의 발화 속에서 우리 사회에 순환하고 있는 곧은 마음을 꺼내려는 열망은 계속해서 등장한다.
 전시는 솔직한 표현과 감정을 탈부착 가능한 메모지에 빗대어, 네 명의 참여 작가들이 머금고 있는 서로 다른 솔직함의 정도를 가늠한다. 흰 벽의 전시 공간은 메모로 뒤덮일 백지다. 순수, 진실, 거짓 없음 등 어떤 단어로도 대치하기 어려운 ‘솔직함’의 태도는 낱개의 메모지에 비유된다. 네 명의 작가에서 출발한 작품들은 복잡하고 소란스러운 세계에 취약한 창작자에 의해 달라지거나, 몇 번의 여과를 거쳐 추상적인 형태로 변화하기도 한다. 솔직함의 과잉과 소진으로, 즉 이주연에서 김지원으로, 황유윤에서 차미정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낙하하는 메모지처럼 감정의 정도는 옅어 진다.
 《Honestly:Sticky Notes》는 서로의 진심을 원하고, 익명을 내세워 마음을 뒤집어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진솔하지 못한 태도를 마주하는 우리의 시대와 가까이 있다. 그러한 삶 가운데, 이 곳에서는 말의 허공을 떠도는 표현과 고백을 잡아내 작업 곁에 잠시 붙여보기를 시도한다.

이주연 Lee Juyeon
이주연은 사랑의 행위, 감정, 태도의 양가성을 드러낸다. 누군가를 향한 애정은 질투와 소외라는 내면의 갈등을 야기한다. 이주연은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거쳐 본인을 마주한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자신과 조우하는 행위는 머뭇거림과 부끄러움을 동반하지만, 관객이 몸으로 느끼고 개입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면서 혼자만의 고민을 외부로 전달하는 가벼운 소회를 제안한다.

김지원 Kim Jiwon
김지원은 집을 갈망하고 있으나, 충족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낙담을 표현한다. 작가는 집을 얻지 못하는 슬픔을 유희적으로 드러내 왔다. 최근에는 집의 부재에서 기인한 억울함, 분노, 무력감과 함께 오늘날 일상에서 마주하는 주거 단지의 유사성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정하게 구획된 아파트 단지에 사는 사람들은 똑같은 공간 속, 비슷한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보편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공간에 맞추어 살아가는 현대의 삶을 향한 작가의 관심과 연결되어 작품에 녹아 든다.

차미정 Cha Mee Jeong
차미정은 소리와 기억을 다룬다. 소리의 파동은 몸으로 느낄 수 있고, 그래프로 표현되었을 때는 시각적으로도 감지할 수 있다. 파동의 곡선은 특정한 패턴으로 나타나고, 기억을 저장하는 매체들은 구체적인 이미지로 순간을 보존한다. 그러나 차미정은 사적인 경험을 포함한 각종 소리와 기억을 그만의 도자 조형물에 저장한다. 얽힌 필름과 테이프처럼 보이는 작가의 작품은 관람자의 시선이 닿는 순간 소리와 기억의 재현을 넘어, 어떠한 기억이든 담을 수 있는 물질이 될 수 있다.

황유윤 Hwang Yuyun
황유윤이 수집한 골동품들은 작가의 일상과 작업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수집에 대한 열망으로 모은 소품들이 그림의 대상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황유윤이 오랜 시간 모아온 물품들은 캔버스 안에 배치된다. 애정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물건들은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또다른 사물로 분리된다. 대형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는 대상들이 빠른 붓질로 배경과 뒤섞이고, 소중한 물품들은 관찰 요소, 혹은 그림의 소재라는 건조한 시선의 대상으로 변화한다.